심뇌혈관질환 사망률 높이는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 진단받아도 40%만 병원 방문해
-스스로 생활 습관 개선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 탓
-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준혁 교수팀, 대규모 설문으로 인식 개선 필요성 강조
비알코올 지방간은 유의한 음주, 약물, 바이러스 간염 등과 같은 다른 원인이 없으면서 지방간이 있는 질병이다. 한국인에게서 유병률은 25~30% 정도. 지방간 질환이 있으면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에 걸릴 위험이 크다. 심뇌혈관질환의 위험도도 높인다. 체계적인 예방과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진단을 받아도 40%만 병원에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이준혁 교수팀과 한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윤아일린, 전대원 교수팀이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에 대한 인식과 요구’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질병 인지도는 높게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들의 72.8%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그림1 참조). 응답자의 85.7%는 술을 먹지 않아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는 것도 인지했으며, 82.5%는 비알코올 지방간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고 인식했다.
[그림1]
또한 응답자 중 13.2%가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을 진단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비알코올 지방간으로 진단받은 대상자의 40.2%만이 지방간 관리를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는 남성과 여성이 상이했다. 남성은 ‘병원에 내원할 시간이 부족해서’, 여성은 ‘스스로 생활습관 관리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로 40대 이하는 ‘병원에 내원할 시간이 부족해서’, 50대는 ‘스스로 생활습관 관리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60대 이상은 ‘지방간 자체가 큰 병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병원에 내원하지 않았다고 응답해, 성별· 연령대에 따라 개별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했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이준혁 교수는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자 3명 중 1명은 심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생활 습관 교정은 필수다. 다만 스스로 관리한다는 잘못된 인식보다 의료진과 함께 질환은 정확히 이해하며 체계적으로 생활습관을 바꿔나가는게 중요하다. 성별, 연령대별로 건강관리 행태가 다른 만큼 꾸준한 진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응답자의 66.5%는 지방간 관리를 위해 의료진을 통한 적절한 식이나 운동요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그림2 참조) 특히, 여성과 40대 이상에서 응답한 비율이 더 높아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관리가 의료진을 통해 시스템적으로 운영되기를 희망하는 일반인들의 요구를 확인했다. 또한, 개개인의 시간과 여유에 따라 쉽게 접근이 가능한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관리에 대한 요구도 역시 60.2%로 높았으며, 고령일수록, 광역시 또는 중소도시에 거주할수록 이러한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관리의 요구도가 높았다. 보건소 방문을 통한 관리는 47.3%가 희망하였으며, 고령에서 요구도가 더 높았다.
[그림2]
이준혁 교수는 “한국인에게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은 고혈압만큼 흔한 질병이다. 그러나 장기적 합병증에 대한 경각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으로 인한 합병증과 의료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의료진에 의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학술연구용역사업으로 지원받아 진행됐으며, 2022년 9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남녀비율은 남성 51%, 여성 49%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