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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평생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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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의학과 김현정 교수
2018.03.26

재활부터 삶의 만족까지, 환자들의 ‘등대’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재활의학과 김현정 교수

 

 

감사인사는 어느 곳에서든 의례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인사다. 하지만 이곳에는 몇 년째 ‘땡큐(?)레터’를 받고 있는 의사가 있다. 환자들이 꾹꾹 눌러 쓴 손편지와 정성이 듬뿍 담긴 작품 등 환자들의 손길이 그녀의 진료실 곳곳에 가득 숨겨져 있다. 늘 따뜻한 미소를 품고 환자와 보호자를 대하는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재활의학과 김현정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앞으로 더 주목받게 될 재활의학
고령화로 인한 ‘백세시대’는 우리 세대의 현실이 됐다. 의학 및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불치병은 줄어들었고, 사지마비 환자는 안구(눈동자)의 움직임으로 대화도 나눌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재활 가능한 질환이 증가하면서 재활의학은 우리 삶에 큰 변화를 줬다. 그렇다보니 의료계에서도 재활의학의 인기는 높다. 오죽하면 전공의 사이에서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이라는 말이 통할까.
재활의학과가 주목받는 이유로 김현정 교수 역시 기술 발달과 고령화를 들었다.
“재활의학은 병을 낫게 하는 치료를 넘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의학의 분야입니다. 의료기술은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과 사고 후 기능장애 등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은 늘고 있죠. 이처럼 이상적인 이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전문적인 치료방법을 제시하고 함께 훈련하는 것이 재활의학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주목받을 거라 생각합니다.”

 

재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
김 교수가 재활의학을 전공한 이유도 직접 ‘재활의 필요성’을 경험해봤기 때문이었다. 학창시절, 김 교수의 아버지는 허리디스크로 잘 걷지 못할 만큼 심각한 상태였는데, 여러 병원을 찾아다녀봤지만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당시 척추 수술은 위험부담이 컸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계속 찾던 중 ‘재활치료’를 알게 됐다.
“당시만 해도 재활치료는 생소했어요. 다들 수술만을 이야기할 때 딱 한분만이 재활치료를 권하셨어요. 수개월동안 통증 및 운동치료를 처방에 따라 시행했고, 기적처럼 완전히 회복되셨죠. 이때 인연이 지금에 저를 만든 것 같네요.”
수 십 년 전 아버지 치료로 인연을 맺었던 의사는 김 교수의 대학 ‘은사님’이다.
김 교수에게도 인연을 맺은 환자를 묻자 ‘미대 입시를 준비하던 은하(가명)양’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뇌신경재활이 주전공이지만, 뇌성마비, 발달지연 등 소아환자도 진료합니다. 은하양도 뇌성마비 때문에 어머니와 함께 절 찾아왔어요. 일상생활은 모두 타인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은하양은 다행히 인지능력이 좋았고 한 쪽 손을 사용할 수 있어 그림을 그릴 수 있었죠. 한번은 은하양이 대입을 준비하며 그린 작품을 어머니가 보여주셨는데, 너무 훌륭해서 전율을 느낄 정도로 감동 받았어요. 기회가 된다면 다른 환자들도 목표를 갖고 노력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를 요청해볼 계획이에요.”

 

환자, 보호자, 의료진이 함께하는 오케스트라
김 교수의 주요 진료분야는 인지(지각), 삼킴, 운동 기능과 관련된 뇌신경재활이다. 뇌졸중 등 뇌·신경손상질환에 의한 기능이상은 갑작스럽게 나타나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상실감을 준다. 일반적으로 상실된 기능의 회복은 쉽지 않기 때문에 작은 회복에도 가족들은 눈물을 보일만큼 기뻐한다. 이런 회복의 과정에는 원인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지만 뇌의 기능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회복되도록 뇌가소성을 극대화하는 재활치료를 조기부터 적절하게 시작하여 지속적으로 관리해 줘야 한다. 그래서 김 교수는 신경과 및 신경외과와 뗄 수 없는 관계다. 이외에도 뇌성마비, 발달지연은 소아청소년과와 연관돼 있으며, 을지병원에서는 내과, 정신건강의학과를 비롯한 여러 과의 운동치료도 재활의학과에서 함께한다. 늘 협진에 필요한 재활의학과는 환자 및 보호자의 협력도 필요하다.
“재활의 성공 여부는 환자의 의지가 매우 중요해요. 그리고 보호자의 적극적인 관심도 필요하고, 전문의 외 재활치료(물리치료·작업치료·언어치료) 선생님들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모두가 실현 가능한 공동 목표 설정하고, 도달하기까지 함께 나아가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재활치료는 여러 악기가 한 데 어우러지는 오케스트라 같아요.”
신생아부터 90세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자들을 마주하는 진료실이 김 교수의 지휘를 통해 ‘감동’을 전하는 공연장이 된다. 이 공연을 통해 모든 환자들에게 의미있는 삶을 만들어 주길 기대해 본다.

콘텐츠 담당자 :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