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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윤혜선 교수
2022.09.16

“23년째 갓 태어난 중증신생아 생명 지켜낸 의사”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윤혜선 교수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초저출산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적게 낳는 것도 문제지만, 늦게 낳는 추세까지 더해져 건강하게 태어나는 신생아는 매년 줄고 있다. 반면 고령 임신, 쌍둥이 임신이 많아지면서 정상 임신주수인 10달을 채우지 못하고 일찍 세상에 나온 이른둥이는 해마다 2만 3천 명에 육박한다. 탄생의 기쁨을 누릴 틈도 없이 갓 태어난 아이의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 절망의 순간에 마주하는 의사가 바로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윤혜선 교수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곳,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윤 교수를 만났다.

신생아 치료에 평생을 바쳐온 의사
타고난 손재주로 전공의 시절부터 시술 잘하는 의사로 두각을 나타낸 윤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중에서도 신생아학을 전공했다. 생후 28일 미만의 갓 태어난 중증신생아를 돌보는 신생아 세부분과전문의다. 고위험 산모 출산이 증가하면서 37주 미만에 출생하는 이른둥이, 출생 시 몸무게가 2.5kg 미만인 저체중 출생아 진료가 주를 이룬다. 보기만 해도 안타까운 왜소한 몸집과 아주 작은 혈관을 다뤄야기에 모든 처치가 더 정밀하게 이뤄져야 하는 전문분야다.

“출산은 경이로운 순간이지만 늘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이 많습니다. 갑작스러운 조산, 정상 출산했으나 신생아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자발적 호흡을 하지 못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에 즉각 대처하고 후유증 없이 아이들을 건강하게 퇴원시키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빠른 대처가 없다면 아이는 뇌성마비 같은 신경학적 후유증을 평생 가지고 살아야 할 수도 있거든요.”

윤 교수는 제대관 삽입, 중심 정맥 삽입, 말초동맥관 삽입을 비롯한 응급 시 흉관삽입, 복막투석 등 대부분의 신생아 시술을 직접 시행한다. 갓 태어난 신생아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선 촌각을 다투는 응급처치가 필요한 데 그때마다 각 분야의 전문가를 찾다 허비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신생아는 질병 진행속도도 빨라 중증환자 치료 시에는 눈을 떼지 않고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신생아의 상태를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헌신과 희생만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소아는 성인의 축소판이 아닌 것처럼 신생아만이 가진 또렷한 특징이 많습니다. 아이가 보내는 위급신호가 언제인지 알 수 없으니 365일 중 단 하루도 소홀히 할 수 없어요. 23년째 신생아를 진료하며 가끔은 지치는 것도 사실이지만, 갓 태어난 아이를 중환자실에 맡긴 보호자의 안타까운 심정을 떠올리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후유증 없이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보는 게 가장 보람되고 행복한 순간이죠”
 
노원구에 단 2곳뿐, 신생아중환자실 평가 1등급 이끈 리더 
윤 교수가 이끄는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이 심평원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신생아는 면역력이 취약해 극도의 감염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그만큼 엄중한 잣대로 15개 항목을 평가하는데 100점 만점에 95.76점이란 높은 점수로 쾌거를 달성한 것. 전담전문의 2명, 전공의 1명, 간호사 12명, 의무요원 3명이 원팀을 이룬 신생아중환자실은 전문 장비와 시설, 진료 및 감염관리 프로토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집중영양치료팀 운영, 신생아소생술 교육 시행, 모유수유 교육 등 의료의 질이 높았던 것이 주효했다. 윤 교수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에서 ‘신생아 치료’의 선도적 역할을 해나가기 위해 인근 산부인과와 협업을 강화하고, 치료 병상도 늘리며 보다 견고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신생아중환자실은 전국에 100개 남짓, 그중 서울에 22곳, 노원구에는 단 2곳뿐입니다. 의사와 간호사가 한팀이 되어 이뤄낸 결과이자 무엇보다 신생아 치료에 대한 객관적인 인정을 받아서 매우 의미가 큽니다. 우리 병원은 질병 치료는 기본이고 성장, 발달, 부모교육까지 Family total care가 가능하기에 신생아 치료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라 자부합니다”

태어나자마자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신생아중환자실은 필수 공간이다. 심평원 조사에 따르면 신생아중환자실의 적절한 치료로 국내 신생아 생존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만 해도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 출생 체중 1.5kg 미만 신생아 생존율은 87.1%, 10명 가운데 9명 정도가 생존한다. 특히 출생 체중 500g 미만 신생아의 생존율도 36.8%로 크게 개선됐다. 

이처럼 신생아중환자실은 질환으로부터 아기를 치료하는 것은 물론이고 산모와 아기가 집에 돌아가서도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교량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윤혜선 교수가 있다. 매 순간 신생아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윤 교수의 진심과 건강한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날을 기다리는 부모의 간절함이 더해져 오늘도 질병으로부터 아이들을 건강히 지켜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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